여행 before 2016/201409 BCN 일기
바르셀로나 7일째 - 사그나다 파밀리아
바르셀로나 7일째 - 사그나다 파밀리아
2020.04.01병원 쪽에서부터 나와서 먼저 보인 건 사그나다 파밀리아의 앞 모습이 아니었다. 찬찬히 찬찬히 찬찬히 보고 느끼고 음미해야 하는 대싱이 눈 앞에 있는데 듣고 싶지 않은 설명을 계속 옆에서 하니 참으로 신경이 거슬렸다. 한쪽 눈은 렌즈 때문에 아프고 1-2인이면 조용하게 끽 소리도 안 내고 다니는 일본애들은 여러 명이서 아주 신나게 소리 지르고 피곤하다 피곤해. 내가 혼자 왔다면 내 페이스대로 사그나다 파밀리아와 처음 만남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녀와 함께 와서. 뭔가 옆 모습은 뭐랑 매우 닮았다. 동물인지 식물인지 벌집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솔방울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4B 연필이랑 작은 스케치북 하나 사서 그림 그리고 다녀야지. 하고싶은 거 다 해야지. 사그나다 파밀리아에게 좀 미안하다. 온 마음..
바르셀로나 7일째 - 1:00 AM
바르셀로나 7일째 - 1:00 AM
2020.04.01로컬 바들이 1시에는 문을 닫기 시작한다. 역시 첫 느낌을 뒤엎기는 힘든 것인가. 어제는 빠에야의 힘이었던가. 음식의 힘이 정말 위대하도다. 사그나다 파말리아 가는 것부터 힘들었다. 몸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보이는데 사그나다 파밀리아 보고 밥도 먹고 돌아오려면 좀 더 일찍 나가야 하는데 계속 뭉개고 있길래 처음부터 늦게 시간을 잡았더니 계속 꿈지럭. 나야 여기 오랫동안 있을 예정이니까 꼭 오늘 안 가도 된다. 어제 약속 했으니까 같이 가려한건데 피곤하면 가지 말든가. '해야 하는 리스트' 중에 하나를 미션 완수한 그런 느낌으로 말해서도 기분이 나빴고 마지막에 버거킹을 갔다. 그 때 난 안 먹을 거니까 혼자 가세요라고 말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남아서 모히토를 마시고? 아, 정말 적절한 시점에 끊고 맺기 ..
바르셀로나 6일째 - 공원
바르셀로나 6일째 - 공원
2020.04.01주인언니 따라서 아침 일찍부터 나갔다. 바로셀로나 공원. 슉슉슉 람블라스 건너편 보른지구 고딕지구 다 지나서 계속 걸었다. 위치 선정이 의외로 힘들었다. 잔디가 적절히 깔려있어야 하고 그늘이 넓으며 바람이 통해야 거기다가 뷰 까지 좋으면 금상첨화 롤세. 불쌍한 우리 뗄라는 물을 못 마셔서 헥헥. 아니 그런데 내가 물 발견해서 가져다주니 맛 만 보고 '이 맛이 아니야' 도도녀. 가면서 돼지고기튀김이 들어있는 빵을 사갔다. 3.5유로의 행복. 한창 걸어서 12시에 도착했나. 다섯 시간 내리 자다가 책보다 사람 구경하다 뒹굴뒹굴. 잔디가 축축하고 이 날이 공원 청소하는 날인지 계속 잔디 깎는 기계 돌아다니고. 뗄라는 왔다갔다 잠도 안 자고. 저기 웬 놈이 실로폰을 들고 나타나서 띵똥띵똥 거리고 있다보면 요기서..
바르셀로나 5일째 - 밤의 호스텔 그리고 안녕
바르셀로나 5일째 - 밤의 호스텔 그리고 안녕
2020.04.01제재 고고 축하 겸 바를 가자, 여럿이서 가니 좋군. 경계를 안 해도 된다. 굿굿. 컨템포러리 미술관 근처 바에 자리를 잡고 카프라이 어쩌고 망고맛. 월요일 밤이라 한적하다. 새벽 1시에 문을 닫다니! 시간개념과 하루가 가는 흐름이 한국과 완전 다른 이 곳. 케밥을 사와서 호스텔에서 2차.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이 언니, 한 번 입이 터져서 결국 새벽 3시까지 토크토크토크. 케케케. 모히토는 5유로 선. 맥주는 배가 불러서 영. 맥주 플러스 타파스 2개 정도가 곧 저녁. 아니지, 전체. 그리고 나랑 별짓을 같이 다 한 제재, 안녕. 내가 한국 남자랑 비키니 입고 해변 간 건 니가 처음이다. 영광으로 알아라 크하하하. 산기하다. 이야기하다보면 또 사람들이 좋아진다. 제재랑은 딱 해변을 가겠다는 게 맞아서..
바르셀로나 5일째 - 새우파티
바르셀로나 5일째 - 새우파티
2020.04.01제재가 떠나신다. 2시에는 집에서, 9시에도 집에서 이 날은 집 밥의 연속이었다. 손이 큰 휙휙 스텝언니. 까르보나라 만들 때 나는 냄새가 예술. 여기와서 요리도 배우고 간다. 새우 원래 껍질 까야해서 잘 안 먹는데 완전 맛있다. 야채도 다 맛있고 보케리아에서 산 하몽을 먹어봤는데 그야말로 술 안주. 그리고 샹그릴라가 정말 나의 혼을 앗아갔지. 계속 계속 계속 부어라 마셔라 드링킹 투더 헬. 샹그릴라 좋다. 와인 아무거나 싼 거 사서 탄산수 붓고 과일만 넣어주면 오케이. 숙성이고 뭐고 필요없다. 어제 맛집에서 먹은 샹그릴라도 마지막에 오렌지향이 진하게 남아서 좋았지만 집에서 막 만든 샹그릴라도 끝내준다.
바르셀로나 5일째 - 한낮의 미러볼
바르셀로나 5일째 - 한낮의 미러볼
2020.04.01오마이갓! 신선해! 아름다워!
바르셀로나 5일째 - 집밥과 영화
바르셀로나 5일째 - 집밥과 영화
2020.04.01제재 집에 가는 기념 겸 언니가 점심을 해주셨다. 척척척 저녁에도 놀랐지만 요리하는 분들을 보면 난 왜 이리 놀랍지. 샐러드도 진짜 간단하게 토마토 썰고 뭐 하나 더 추가해서 오일만 뿌리면 끝. 쇠고기 다진 것에 치즈까지 들어있는 함박스테이크 굽고 양고기 구으면 끝. 양고기 손으로 먹으니까 참 맛있다. 몽골에서 먹은 것보다 솔직히 더 맛있었다. 2시부터 시작된 느긋한 점심. 맛있엉. 고기 맛있어. 샐러드도 맛있어. 마당에 매달아 놓은 미러볼이 낮에 참 아름답게 빛난다. 한적해서 너무 좋다. 맛있고 대화가 있고 아 뭘 더 바람. 나도 해다 먹어야지! 다 먹고 나서 꼭 해야 했던 ZARA 환불을 끝내고 그래 영화를 보러갔다. 람블라스 건너 가니 계속 나오는 파사쥬. 반은 비어있는데 시네마가 있다. 게다가 1..
바르셀로나 5일째 - 직감
바르셀로나 5일째 - 직감
2020.04.01요새 직감을 믿고 있다. 몽골 갔을 때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 '지금 놓치면 다시는 못 만날 것'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새벽에 또 바르셀로나가 갑자기 너무나 좋았다. 그래서 파리와 롱샹을 안 가고 바르셀로나에 계속 머무르기로 했다. 매몰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3일치 프랑스 숙박비랑 7일치 바르셀로나 숙박비와 파리로 가는 편도 비행기 값이 같으니 계산을 더 안해도 된다. 사실 지금 머무르고 있는 호스텔이 참 좋아서 더 머무르고 싶다. 바르셀로나의 물가도 한 몫 하고 해변은 그야말로 홀릭. 오늘은 파라솔을 들고 가볼까 했는데 덥다. 그것도 습기가 있게 덥다? 월요일이니까 내일 가야지. 내일 가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읽을 것이다. 그리고 기대하는 게 하나 더 있지! 나이 드니까 무거운 게 싫다. ..
바르셀로나 4일째 - Clara와 도를 아십니까
바르셀로나 4일째 - Clara와 도를 아십니까
2020.04.01여름에 마시는 대표적인 음료수인 클라라. 추천받은 바가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서 가게 된 곳. 별로. 게다가 3유로라 해! 테라스 자리는 더더욱 비싸! 돌아오는 길에 호스텔 대문 앞에서 '도를 아십니까'를 만났다. 좋은 기운과 나쁜 기운으로 설명하는 건 똑같구만. 그러면서 공짜로 안마를 해주겠다며 나쁜 기운을 전부 몰아내고 좋은 기운으로 채워주겠다고 마치 카시야스 이케르의 띨띨한 버전으로 생긴 아저씨가 어설픈 영어로 열심히 설명했다.
바르셀로나 4일째 - Shopping dresses
바르셀로나 4일째 - Shopping dresses
2020.04.01호스텔 예약하던 중 인상 깊었던 것. "짐 많이 가져오면 극기훈련, 여긴 모든 게 한국보다 싸요. 옷도 가져오지 마시고 여기와서 로컬 스타일로 사입으세요. ZARA가 한국의 반값이에요." 파리 날씨가 추워서 긴팔 자켓을 사긴 해야 한다. 어제 산츠 축제를 가기 전에 축제에 어울릴만한 로컬 스타일 원피스를 보려고 갔는데 마침 문 닫는 시간이라 착상도 못하고 3벌 집어서 왔다. 어울릴 것 같은 옷은 의외로 탈락, 환불 신세인데 셔츠와 흰색 원피스는 킵하기로. SPA다. 람블라스 거리 다니는 여자애들을 보면 ZARA 쇼핑백을 엄청 많이 들고 다닌다. 옷이 환경보호에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게 바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산업구조. 그런데 편해! 깊이 들어가려다 말았다. 여하튼 환불 해야 하는..
바르셀로나 4일째 - renfe 벌금 60유로
바르셀로나 4일째 - renfe 벌금 60유로
2020.04.01이렇게 즐겁게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 태우기 전 먹은 케밥도 최고였고! - 바르셀로나 까딸류나 광장에 와서 어이없는 일이 나타났다. 생전 외국에서 한 번도 벌금 문적이 없는데 이럴 수가. 가진 티켓이 1존만 커버하는데 우리가 간 곳은 3존 이었다. 동행이 이게 가도 되는 건가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티켓을 넣어도 안 열린다. 다른 애들도 안 열려서 너무나 정직하게 '경찰'한테 왜 이러냐고 물어보는 동행. 아싸, 먹이구나 하고 당장 기차 관리인에서 연결, 포스터에 무려 100유로라고 적혀있다. 어허. 영어로는 현금으로 내면 50% 해준다는데 이거 자체가 어허. 돈 없다고 해서 둘이 합해서 60유로로 해줬는데 호스텔 언니가 그럴 때는 몰랐다고 배를 째는 것이라며, 어차피 그 돈은 모두 그 아저씨 호주..
바르셀로나 4일째 - Premia Mar 옆동네 바닷가
바르셀로나 4일째 - Premia Mar 옆동네 바닷가
2020.04.01해변에 미쳤다. 오늘도 해변에 갔다. 바르셀로나를 벗어나니 한적하고 좋구나. 바르셀로나에서 북쪽으로 R1을 타고 15여분을 가면 전철이 바로 모래사장 옆을 달린다. 아주 가까워서 나가면 곧 해변이다. 15분 정도 더 가면 수영하기도 적당한 Premia Mar가 나온다. 동네도 이쁘다. 건물이 하얀 것이 나중에 건물 구경도 하러 가야지. 걸어서 계속 갈 수도 있는 것 같은데 폭이 좁은 곳은 마치 개인 해변 같은 느낌이 든다. 물도 바르셀로나에 비하면 훨씬 깨끗하고 태양도 적절하고 바람도 시원하고 아 좋아 아주 좋아. 까르푸에서 8.5유로 짜리 코코넛 태닝오일을 사서 30분 앞 태우고 바다 들어가서 놀다가, 또 30분 뒤 태우고 바다 들어가서 놀다가, 또 30분 앞 태우고 바다 들어가서 놀다보니 4시간이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