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언니 따라서 아침 일찍부터 나갔다. 바로셀로나 공원. 슉슉슉 람블라스 건너편 보른지구 고딕지구 다 지나서 계속 걸었다. 위치 선정이 의외로 힘들었다. 잔디가 적절히 깔려있어야 하고 그늘이 넓으며 바람이 통해야 거기다가 뷰 까지 좋으면 금상첨화 롤세. 불쌍한 우리 뗄라는 물을 못 마셔서 헥헥. 아니 그런데 내가 물 발견해서 가져다주니 맛 만 보고 '이 맛이 아니야' 도도녀. 가면서 돼지고기튀김이 들어있는 빵을 사갔다. 3.5유로의 행복. 한창 걸어서 12시에 도착했나. 다섯 시간 내리 자다가 책보다 사람 구경하다 뒹굴뒹굴. 잔디가 축축하고 이 날이 공원 청소하는 날인지 계속 잔디 깎는 기계 돌아다니고. 뗄라는 왔다갔다 잠도 안 자고. 저기 웬 놈이 실로폰을 들고 나타나서 띵똥띵똥 거리고 있다보면 요기서 웬 놈이 기타들고 나타나서 서로 합주를 해버린다. 애들 모두 잔디에 그냥 누워서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고 나는 참으로 팔자 좋은 발셀 유한 마담 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