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를 갔다와서
마지막 이라클리온에서의 3일. 바다도 안 갔다. 동네 타베르나 할배랑 친구 먹고 나중에 보니 세 시간 동안 거기서 라키 먹고 개기고 있었는데 콘스탄티누스 할배가 와서 너 아직도 있냐고. 콘스탄티누스 할배가 했던 두 가지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니 주장을 하라고. 그러면 니 주변의 적과 아군을 구별할 수 있다. 그리고 나보고 아주 스페셜한 뷰티가 있다고. 정말 A가 크레타 이라클리온에 자리를 얻어서 있으면 내년 여름에 다시 크레타 섬으로 휴가 가면 좋겠다. 둘 다 매우 이라클리온을 그리워 하니까 크레타로 갈 수 있다면 좋겠다. 가서 드미도 만나고 요르게도 만나고 타베르나 할배랑 만날 사람들이 많다. 또 아네모네 할머니 할아버지. 빵집.. 먹을 곳 밖에 없군. 오렌지 쥬스 짜주는 아저씨... 크레타는 아주 특별한 곳.
이렇게 여행 가서 지나가는 사람들이랑 친해진 적이 오랜만이라 특별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A 말대로 크레타 섬이라서 우리는 그렇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요르게도 잘 있나 보다. 8월에 수이아 섬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을 가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안 간다고 뭐 요르게야말로 정말 소설 속 조르바 같은 존재였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그리스어를 읽던 것이 기억 난다. 그런데 정작 웃음 소리는 그렇게 해맑을 수가 없다. 가만히 냅두면 알아서 비트는 타는 인간이다. 몸에 흥이 장작된 사람. 하지만 얘도 노말한 크레타 사람이 아닌걸 스스로 알고 있으니. 그리고 이스탄불에 계시는 투군도 잘 살고 있단다. 테러 때문에 별일 없나 했는데 별일 없댄다. 11월 초에 테살로니키에 가게 된다면 이스탄불도 들려서 그 때 못 먹은 터키식 라키 술집을 투군 친구들이랑 같이 가야 겠다. "다른 사람들은 소개시켜주지 않지만 너는 갈 사람이라 데려가도 괜찮을 것 같아."
드미는 잘 살려나. 있을 때는 몰랐는데 레팀논도 정말 좋다. 레팀논에서 안 좋았던 건 오로지 하나, 인스턴트 무사카를 팔던 관광객용 식당 밖에 없었다. 묘한 동네 레팀논. 아이고 그리워라. 벌써 그 때 탔던 까만 피부가 하얘지고 있다. 벌써 하얘지면 어쩌누. 글쎄, 크레타 포스팅을 더 할지 안할지 모르겠다. 친구들과 만남이 잦아진 이후부터 관광에 흥미를 잃었다. 그리고 아직 크레타 섬을 2/3도 못 봤다. 역시 내년 여름에 또 가야 하지 않을까? A는 요새 크레타 섬 이야기를 참 많이 한다. 나도 가고 싶어 임마. 바르셀로나나 베를린도 정이 많이 들었지만 그 곳보다도 크레타 섬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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