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섬) 첫 눈에 My Place
이거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것. 안으로 안으로 들어와서 등대로 걸어갈 수 있는 곳 까지 들어오니 어머나 역시 뒤 쪽에 아무도 없는 자갈밭 자그마한 해변이 있다. 바로 눈을 들면 파도가 보이고 좀 더 눈을 멀리 하면 정말 새파란 바다가 보이고 왼쪽으로 고개를 틀면 베네치아 시절 만든 돌담이 그리고 푸르른 바다가, 오른 쪽으로 고개를 들면 바위섬과 머나먼 산등성이 그리고 구름과 하늘과 멀리 보이는 마을. 그리고 배경음악으로 파도소리가 계속 이거야. 게다가 내 엉덩이 앉아 쉴 돌멩이도 하나 있다. 여기 돗자리 펴두고 일광욕 하면 딱이겠다. 이런 걸 그릴 수도 없고 찍어서 담을 수도 없고 그저 저 바람, 저 소리, 바람의 따스한 감촉과 그늘의 시원함을 한껏 느끼고 갈 수밖에.
여기가 제일 좋은데 아침 내내 본 곳 중에. 하니아는 확실히 미항이란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곳이다. 세계대전 때 거의 다 파괴되었다가 돈을 엄청 써서 복구 했다는데 우리 호스텔로 가는 길이 감탄 나올만큼 아름답다. 그 정도 골목길은 프라하 왕궁 갈때 기억이 물씬 난다. 특히 저 노란색. 운이 좋게도 버스 터미널에서 나와 런던에 사는 아르메니안 언니를 만나서 쉽게 하니아 올드타운 까지 왔다. 물이 너무나 맑아서 바로 눈 앞은 자갈색, 조금 더 고개를 들면 청록색, 더 머나먼 곳은 낮게 깔린 구름과 경계 이어만나는 청푸른 바다 색이다. 부드러운 바람에 고개를 들면 쓰던 생각이 날라가버리니 이 어쩌면 좋노.
그 아르메니아 언니는 파나소닉에서 일해서 일년의 반 년을 오사카에서 보낸다고 한다. 런던에 사는데 브렉시트 때문에 모든 것이 더 비싸질 것이라 투덜투덜 했다. 벌써 하니아에 온 지는 네 번째. 인도도 가봤고 중국도 가봤다고 한다. 가장 좋은 해변이 어디냐고 묻자 발로스 얘기를 한다. 안 그래도 하루 가보려고 했던 발로스. 오늘은 하니아 주변을 천천히 거닐자. 체크인을 하면 낮잠을 자고 천천히 일어나 하니아 주변을 걷자. 걸으면서 다운타운의 클럽 술집 거리도 알아놓았다. 아, 여기 정말 좋은데 비키니 입고 일광욕 하기 딱이다. 이따 다시 와야지. 신남. 벌써 마이 플레이스를 찾았다. 바람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것처럼 . 그리고 어쩌면 처음 도착해서도 느꼈지만 크레타 섬의 구름은 이다지도 낮을까. 팔레트를 짐에 두고 온 것이 한이다. 구름과 지평선이 만나는 저 곳의 그라데이션,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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