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4~5. 수국 그리기 / 종이화판 염색작업
만다라 그리기. 가끔 드로잉 클래스에서 한다고 한다. 수국은 끝이 없다. 연휴 동안 정신이 없어서 몰아서 올린다. 새로 들어갈 작품 화판에 염색작업을 했고 수국을 계속 그렸는데 아직도 못 끝냈다... 다행히 수업 끝나자 마자 페북에 이것저것 감상만 적어둔 건 있는데 모든 것이 표백제로 씻어내듯 기억 속에서 싹 사라졌다. 도 닦는 느낌. 확실히 매일 매일 집중해서 드로잉 한 것이 어떻게 보면 무한반복 작업인 수국 그리기에 많은 도움을 준 듯.
종이염색
수국 그린 후 책가도 세 점을 그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화판 세 개에 염색 작업을 했다. 염색의 개념은 내가 원하는 색의 판판하고 질 좋은 화판을 얻기 위함. 나중에 색을 다시 칠하는 것과 어떻게 보면 같은 의미지만 또 다르다. 책가도는 모던 시크를 지향하여 푸른계열에 먹색을 더하여 색을 만들었다. 먹은 '그을음'이다. 튜브물감에 먹을 섞으니 먹의 입자가 보인다. 이걸 큰 붓으로 고르게 칠해준다. 처음에 반 정도 칠하고 그 위를 덮으면서 또 반을 칠해주는 식으로 원하는 색이 나올 때 까지 말리고 다시 칠해주기를 반복 한다. 반복하는 이유는 색의 진함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붓자국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
열심히 칠해주고 말려주고 세 번 정도 칠했다. 동양화에는 금니 은니라는 것이 있는데 완전 새카만 바탕에 금가루나 은가루로만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선생님 친구분 중 한 분이 까만 바탕을 만들기 위해 12번 까지 말리고 칠하는 작업을 하신 적이 있다고... 그래서 한 번에 할 때 여러 개 하는 게 좋은 듯. 말리면 또 색이 옅어진다. 그리고 은은하게 먹의 입자가 화판에 남는 느낌이 좋다. (선생님 블로그 염색작업 후기)
아교 칠하기
일요일에는 아교 작업을 했다. 알맹이 아교를 뜨거운 물에 녹인다. 아교는 쓰고 나면 버려야지 안그러면 상한단다. 그런데 잘 안 녹더라. 알맹이 사라질 때 까지 계속 저어야 한다. 정석 비율은 1:20 이다. 물을 좀 더 넣어서 발라주고 이 작업도 보통 5-6번 해주는데 농도를 좀더 높이면 3번 해도 충분. 이렇게 아교를 발라줘야 발색이 잘 된다. 그리고 종이가 반짝 반짝 해진다. 아교를 바를 때 복숭아 물 들일 때 넣는 백반을 한 꼬집 넣어준다. 바로 좀 먹지 않기 위한 역할!
그리고 끝없이 그렸다. 그리고 또 그리고 그리고 바림 넣고 그렸다 색 깔아주고 밑으로 깔아줬다 위로 올려줬다가 손이 많이 갈수록 꽃이 빵빵해지고 이뻐지는 게 눈에 너무 확실하게 보이니까 멈출 수가 없다. 아직 초록잎은 밑색만 들어갔는데. 그래도 일요일날 4-5시간 그려서 완성에 가까워졌다. 기쁘군. 다음 시간이면 다 끝나겠지? 제발. 이렇게 내가 참을성 있었다니 약간 그리면서 도 닦아가는 기분. 만다라를 그리면 이럴까.
그런데 매력 있다. 바림을 넣으면 원래 깔았던 색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고 붓자국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색이 섞이기 때문에 느낌이 매우 다르다. 특히 파란색 꽃 작업 할 때 저 애매모호하고 미묘한 느낌이 정말 마음에 든다. 수채화도 이런 식으로 그리면 되는 걸까? 살짝 궁금해졌다. 다음 번에는 꼭 끝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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