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3. 수국 그리기 - 밑색깔기
두둥..! 다 깔았다. 흰색이름이 뭐더라 또 까먹었다. 색마다 고유의 이름이 있다. 시적인 이름도 있는데 웃긴 이름도 많다. 수국은 정말 수련의 코스다. 칠할 것도 바림 들어갈 것도 너무 많아. 이거 한 번 하고나면 기본기는 매우매우 탄탄해질 것 같다.
이 날, 못 갈 줄 알았다. 회사는 미쳐서 돌아가고 나도 집에 못 돌아가는 줄 알았다. 실제로 차장님들 과장님들은 자정도 넘어서 집에 가시긴 했지. 오후 시간이 정말 후딱 지나갔다. 수많은 평범한 하루 중, 유독 이런 날들이 사실 지난 5년 반 회사생활 동안 많았다. 그런 나날 중 내 맘속이나 글에 남아버리는 하루는 그래 넌 내 기억 속에 선택된 하루다. 이런 건 보통 잊고 지나가야 한다. 하지만 민화 수업과 더불어서 다시 내 기억 속에서 건져진 하루. 미친 하루. 집단 히스테리, 광기, 무책임, 살아남기, 일일히 나열 할 수 없는 요새. 생각해보니 난 그 한 가운데 계속 몇 달째 있다.
이런 공적인 밥먹기 위한 일은 하루에 5일을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을 끊임없이 다른 것들로 채우고 있다. 그 중 하나인 민화는 집중력 소모가 매우 크다. 신기한 건 그냥 그림 그리기는 집중력을 끌어모으기 위해 매우매우매우 노력을 해야 하는 반면, 민화의 선따기나 색 칠하기는 하다보면 내 눈 앞에는 치자색 화판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게 은근 반복작업이라 그런가? 열심히 하얀색을 칠한다. 튀어나오게 입체감을 줄 수 있게 바림을 하기 위한 흰색 작업. 도 닦는 느낌. 그리고 바림이 들어간다. 여리여리 핑크. 사실 수국은 파랑이지. 파랑도 넣고 핑크도 넣자. 처음 해보는 작업이니까 열심히 훈련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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