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털 같은 나날들. 너무 우울해서 집어든 책. 몇 년 전에 읽은 줄 모르겠지만 왠지 지금 훨씬 더 와닿다. 처음 읽을 때는 그래, 이럴 수 있지 싶은데 이번에 읽을 때는 훨씬 더 린에게 감정이입이 되고 나야말로 닭털 같은 나날들 속에 살아가고 있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절묘하고 와닿는 내용들. 몇 년 전에 읽을 때는 대입까지 되지는 않은 것을 보니 난 여전히 내가 특별해 라고 자의식에 넘쳤엇나 보다. 작가는 회사생활을 해봤나? 너무나 와닿는 이야기, 상황, 현실에 치여가며 의식주를 위해 허덕이며 사회에 길들여져 가는 과정을 잘 그려냈다. 그때 그 순간 매우 나에게 중요한 사소한 것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별로 중요한 것들이 아닌 것들, 그런 것들이 너무나도 잘 그려져 있다. 내 고민 지금은 크지만 별거 아니구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 읽는 책의 두 번째 부분, 1942년 허난성의 대흉작에 대한 르포 형식의 소설도 읽었다. 무시하고 싶은 장제스, 중국에서 400만명? 300만명이 흉작 때문에 죽는다는 건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