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 길거리 음식4 : 양피 먹으러
회족거리는 신기한 곳이다. 아니다. 불꺼진 거리 그리고 거리를 가득 메우는 인파의 대조가 놀라울 뿐이다. 잘 먹고 잘 사고 종루까지 잘 구경까지 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앞집이 아직 열었다. 하지만 배가 불러서 30위안 정도 남겨두고 들어가서 꿈지럭 하는데 언니가 내가 보낸 동영상 마지막 끝에서 양피(凉皮)를 보고 북경에서 먹던 양피가 먹고싶다 하네. 그 인파를 헤치고 갔다. 길도 건너야하고 - 심지어 지하로 들어가야 하는데!- 게다가 옷도 이미 벗었고 그런데 내가 양피 먹으러 다시 이 북새통으로 돌아가. 먹을 것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그래서 찾은 양피. 차가운 냉면이다. 면이 엄청 넓적한 것도 있던데 여기선 우동 면이랑 비슷했다. 한 그릇에 7위안. 정말 양피 먹으러 그 한밤중에 나가서 그 인파를 헤치고. 음식의 대한 열정! 맛은 예상할 수 있는 맛. 면은 우동 같았고 좀 짠데 땅콩 소스라서 마음에 들었다. 어떻게 딱 동영상을 보고 양피 간판을 본 언니.
서안 음식 포스팅을 쓰면서 느낀 것. 길거리 음식 종류는 엄청 많고 그 이름을 알기는 귀찮다. 저게 무슨 글자여, 사실 중국 음식에 대한 단어 나올 때도 엄청 외우기 싫었었다. 그 사실로 내가 추론한 것은 내가 중국어를 별로 안 좋아한다는 것. 그런데 이렇게 여행 돌아오고 나서 그 음식의 이름이 궁금해지고 유래가 궁금해지고 사진을 뒤져서 간판을 보고 그 이름이 무엇인지 알게 되니 정말 재미지다. 운남 여행 준비를 바로 돌아와서 하다보니 서안에 대한 잔 느낌이 빨리 사라져 버렸는데 중국, 알면 알수록 정말 매력적이다.
유럽권이 미국권 애들한테는 우리가 미국 여행 어떻게 하지? 이런 느낌과 유사하지 않을까? 그쪽이야 휴가가 길지만 그래도 머니까. 중남미를 먼저 갈 것이 아니라 중국을 가자. 서안에서 내 인생면도 만나고 언니의 추억도 듣고 음식 하나에 얽힌 기억들. 아, 인생면 살면서 가끔씩 가끔씩 먹고 싶을 것 같다. 정말 맛나던. 그리고 양피, 후루룩 쩝쩝. 양피 먹으러 가면서 헤치던 그 회족 거리가 떠오를 것 같다. 내가 사고나니 사람들이 몰린다. 이 날은 정말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가 간 첫 날 사람이 적었던듯) 공안들이 나와서 사람 가는 방향을 통제할 정도.
가판대 뒤쪽에서 후루룩 쩝쩝. 바로 옆에는 내가 공산당 모자 살까 말까 들여다봤던 자그마한 시장거리. 회족사원으로 가는 길. 그 곳에 있던 가게들 때문에 결국에는 내가 돈을 바꿨구만. 살건 없고. 가판대 뒤쪽 동상과 함께 후루룩 양피를 먹고 아주 뿌듯하게 마지막 날을 장식. 이미 종루 구경은 실컷 해서 스벅 옆을 통해 가기로. 휘적휘적. 확실히 사람 수는 줄었네. 이 날의 전리품 - 수정방과 요구르트와 그 다음 날 나의 하루 식사가 되어준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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