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섬) 스벅에서 기리는 이별의 정
깜빡 잠이 들어서 일어나니 거의 다섯시. 아아 더 잘래. 다섯시 반. 아아아 더 자야해. 여섯시가 되기 전에 에릭에게 연락을 때렸다. 이 녀석들 하루종일 스벅에서 있었구만. 에릭을 보고 있자면 네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사귀고는 싶은데 저 녀석 착하고 괜찮은데 그런데 좀 광신도 같은 면모가 있는 녀석. 아 피곤한 남자다. 하긴 에릭 몸이 워낙에 좋아서 정말 흑인애들은 보고 있으면 피부랑 몸이랑 정말 멋지다. 스벅으로 가기 위해 끈만 걸쳐도 아픈 내 어깨에 선크림을 발라주고 얼굴에도 발라주고 가던 길, 드디어 나의 핑크색 버겐스탁이 뚝 끊어졌다. 이제 생일 선물로 다른 버겐스탁을 받는 것인가? 인증샷을 찍었다. 이번엔 하늘색으로 사달라고 할까?
왠지 벽돌 길은 맨발로 걸어도 될 것 같지만 제정신 차리고 급한대로 3유로 짜리 쪼리를 하나 사 신었다. 호감 가득한 얼굴의 그리스 청년. 50유로 써도 된다고 한다. 고맙네. 플라스틱 백도 주세요. 뭐 담으시게요. 제 신발요. 그리고 스벅으로 가는 길에 눈여겨 본다. 저 신발 괜찮네. 역시 미국애들 마음 속의 고향은 스벅인가 보다. 외국 여행 와서 미국애들로는 첫 번쨰라고 해도 무방할 친구들. 한 번 있긴 했다. 이태리 피렌체에서 그런데 옆에 여자친구가 눈을 시퍼렇게 뜨고 감시해서 별로 친해지지 못 했다. 공통의 주제 - 그리고 그것이 여행이라면 애들은 미친듯이 나한테 빠져드네. 피렌체에서 그 미국애는 나랑 동갑이고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처럼 생겼었는데.
애들한테 이스탄불 공항에서 자살테러가 일어났다고 이야기 해줬다. 녀석들 모르고 있다. 가는 길에 먹으라고 내가 사랑하는 치즈쿠키도 사가려고 했는데 - 크레타는 치즈의 고향이다!!! 모든 음식에 치즈가 들어가 - 그건 다 떨어지고 없어서 미니 크로아상을 사갔다. 아마 뭐든 맛있을 거야 여기건. 걱정이 된다. 가는데 얼마나 공항이 혼잡할꼬. 다행히 아테네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비행기가 취소되지는 않았다는데 별일 없겠지? 제발 없길. 느네는 외교부에서 해외 나가있는 애들한테 테러니까 조심해라 이런 문자 안오냐고 하니까 안 온단다. 그래도 터키 공항에 도착하면 뭔가 날라올 것 같은데. 특히 얘네는 국적이 또 States 잖아. 사실 외국 여행 할 때 마다 미국애들은 항상 시끄럽고 자기네들 세상인 것 마냥 굴어서 별로 안 좋아했는데 아주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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