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타 섬) 1일 1해변 - Agia Marina 그리고 알바니안 썸남
수목원에서 내리자 마자 다른 버스를 타고 아기아 마리나로 출발. 분명 표에는 수목원에서 돌아가는 길에 아기아 마리나를 들리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아예 다른 버스였다. 엄청 빨리 가로 질러서 하니아로 돌아왔다. 가는 길 그 버스는 왜 그렇게 돌아간 거지? 란 의문이 들었지만 익숙한 버스 정류소에 도착하자 마자 운전기사 아저씨 - 그도 더운지 벌컥 벌컥 계속 과일 주스를 마셨다 - 가 넌 저 버스 타면 된다 해서 달려가 조마조마 아 돈 내고 싶은데 그냥 출발하네? 하면서 탔다. 이런 건 또 처음 보네. 중간에 안내 오빠가 타서 표를 걷고 표를 끊어준다네.
공항 셔틀 버스 타고 하니아로 돌아올 때도 정말 그리스 인처럼 보이는 할배가 사람들한테 일일이 어디 가냐 물어보고 운전대 옆에 붙어있는 표 끊어주는 기계로 한없이 천천히 표를 끊어주는 것을 보고 첨단과 과거의 결합이군 했는데 모든 버스가 그러하다. 재밋네. 공항버스 셔틀 할배 생각하고 운전사 아저씨 옆에 붙어 있어야 했는데 - 버스가 엄청 크다 - 안내 오빠 옆에 붙어 있는 것이 승리. 여기야? not yet. 여긴가? not yet.
어쨌든 도착한 마리나. 사실 아침에 갈 때 보면서 간 길이라 대충 짐작은 했지만 - 가다가 오히려 내 취향 해변을 하나 발견했다! 꺄아 너무 좋아 이런 곳! - 일단 모든 카페며 음식점이 해변을 선점 하고 있다. "To Beach" 간판이 있는데 아무래도 카페로 들어가서 돈 내는 것 같단 말이지. 계속 한없이 따라가다가 더 가는 건 아니다 싶어서 '그냥 건물 사이'로 들어가서 빙고. 왠지 이 마을 주민인것 같은 그리스 할배와 할매와 언니가 셋이 파라솔 깔고 자리 차지하는 것 빼고는 아무도 없다. 경계를 넘어서면 바로 옆옆에 카페에서 하는 파라솔과 장비가 즐비. 아하 시스템을 알겠다. 해변 자체는 누구나 - 그러나 카페를 통해 들어가면 파라솔이나 음료수, 샤워시설 등등 Wi-Fi를 쓸 수 있는 거다. 그러나 나는 자유의 영혼, 필요 없어요. 공짜가 최고. 해변과 바다는 끝이 없다. 나 같은 애, 오토바이 타고 여행 하는 애 같은데 정말 수건만 두 장 가져와서 몸만 담그고 바로 다시 오토바이 타고 돌아가는 애도 있더라.
여하튼 여기는 어제 거기보다 훨 낫다. 내가 또 찾아봤잖아. 일단 바다로 진입하기 매우 쉽고 너그럽고 관대한 해변. 바다 속이 너무나 훤히 비쳐보이는데 해변가에 해초 조금 빼고는 다 모래 바닥이라 무언가 검은색이 아른거린다 싶으면 나의 그림자. 하아 게다가 파도도 잔잔한 편이라 배영을 할 수 있다. 2006년인가 드브로닉 첨 가서 지중해에서 배영을 하고 하늘을 보며 바다 속에 있는 것은 정말 천국이로나 싶었다. 오늘은 꽤나 멀리 수영하러 갔다. 건너편에 섬이 보이는데 그 섬으로 가고 싶은 욕망이. 게다가 옆에는 돌섬이 나란히 있는데 그곳으로 헤엄쳐서 올라가서 나의 수건자리로 돌아오려다 체온 조절을 위해 돌아와서 앞/뒤 한번씩만 태우고 다시 바다속으로 퐁당 햐 신나!
패들링 보트도 슬며시 봤는데 패러글라이딩 비슷하게 쾌속청에 매달고 하더라. 우리 카이트 서퍼 쫑키가 생각 났다. 호주에서 잘 하고 있으려나? 패들링 보트는 좀 하고 싶은데 처음에만 보이고 안 보이더라. 다음에는 한 번 '카페' 통해 해변 입장을 해볼까 하는 마음도 살짝 든다. 물이 맑고 시원하고 좀 더 물장구 치면 더 시원하고 몸이 자유로우니 하아 천국이 따로 없도다. 돌아오려는데 혼자 남겨진 그리스 할배가 허걱 태양빛 아래 정말 늘어져서 일광욕을 하시더니 팬티를 벗으시네. 쪼그라든 불알. 음 햇빛이 사실 엄청 뜨거운데 바다속에 들어갔다 나와서 오일 샥샥 하고 노긋노긋 그러면 따뜻하고 뭔가 생명력이 들어오는 기분이다. 내가 엽록소는 없지만 나름 광합성을 한다네.
할배는 왜 바닥을 보실까
요리 기분 좋게 해수욕을 하고 아주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 어머 이렇게 맛있다니 니가 오늘 내 저녁이다 - 먹고 정류소 인 듯 한 곳에 와서 어제 하루의 경험으로 비키니 상의는 벗어서 티셔츠가 젖는 것을 방지 했는데 바지는 그냥 수건재질 핫팬츠를 입고 아 앉으면 젖을 텐데 고민 하다가 과감히 앉자, 오면서 마주쳤던, 가면서 마주쳤던 근육질 서양 남자애가 옆에 와서 앉는다. 그리고 말을 한다.
- 다음 시간에 이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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