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 Lesson] #7. 하나쿠바리: 잎과 돌

첫 하나쿠바리 수업. 마미플라워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쿠바리. 그냥 옆에서 보기만 했지, 플라워레슨 기초 수업 중 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하나쿠바리를 해볼 수 있을지 생각도 못했다. 시간이 적게 걸릴 거라는 게 힌트였다. 꽃 배우고나서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는 날은 돌아가는 길이 너무나 행복하다. 거의 동동 떠서 가는데 이 날도 그랬다. 정말 너무나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 하나쿠바리

 하나쿠바리란, 인공메카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 소재 꽃꽃이. 이 날의 수업은 잎과 돌을 이용한 하나쿠바리. 종려나무 잎을 이중으로 고정한 뒤 화기 중앙에 돌을 놓아 잎 사이로 꽃을 고정 한다. 

 오늘 쓴 꽃: 조팝, 소국(노랑), 미니델피늄(과 미니델피늄 봉오리), 텔레보르스, 미니 호접란, 아미초, 마도리카리아 + 그린은 종려잎

이제까지 꼬박꼬박 인공메카 즉 오아시스를 사용했다. 핸드타이드 빼고는 항상 오아시스를 사용했다. 이번 작품에는 오아시스가 들어가지 않는다. 교실에 보면 항상 선생님이 만들어놓은 것들이 이것저것 있는데 오아시스를 쓴 건 없다. 그리고 사진으로만 보던 선이 장난 아닌 하나쿠바리. 이게 모두 아이디어 아이디어 아이디어다. 오아시스가 있으면 고정하기 편하다. 내가 원하는 모양대로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배운 게 오아시스밖에 없으니 꽃꽃이는 부케 말고는 오아시스밖에 없나? 리스 같은 것도 오아시스에 꼽는 거라고 들었으니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감동. 재미져. 짱 재미나다. 오아시스에 꼽는게 아니니까 더 자연스럽게 '놓는다' 그런데 또 이게 꽃줄기의 탄성과 아래 깔린 돌 때문에 끼어넣는게 아니라 열심히 꽂아줘야 한다. 진짜 이제까지 한 작품 중에 가장 신선했다. 그리고 자연스러워. 물도 그냥 부어주면 되고 꽃이 고정이 되지 않아서 들고 결혼식 갔다가 한번 엎어서 집에서 다시 한 번 다 했지만 완전 매력적이다. 높이도 내가 맘대로 맞추면 되는 거잖아? 종려잎도 내 맘대로. 

종려잎 잘라서 높이 맞추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머리 커트 하는 기분이 들 정도. 가만히 꽂히는 꽃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방실방실 웃으면서 작업했다. 다음에 다시 한다면 높이를 똑같이 맞추거나 물결무늬처럼 높이를 가지고 선을 만들어내보고 싶다. 이번 작업에는 그린이 없어서 델피늄과 소국 봉오리를 많이 이용했다. 조팝나무를 잘 활용하고 싶은데 얘네 진짜 어렵다. 조팝을 가장 잘 활용했던 나의 첫 센터피스! 조팝나무가 옆으로 퍼지는 것이 예술이다. 조팝나무를 왜 쓰기 어렵냐면, 나뭇가지 자체의 휘어짐을 살리고 싶어지고, 나뭇가지에 피어나는 꽃자체가 엄청 많아서 다 쓸어버리고 버리기 아까워서 컨디셔닝에 실패한다. 

마도리카리아는 사랑이다. 저번 센터피스에도 마도리카리아가 엄청 쓰인것처럼 이번에도 많이 쓰였다. 생명력도 긴 녀석. 마도리카리아가 만들어내는 선 자체가 진짜 이쁘다. 들꽃의 느낌. 아미초는 하나만 꽂아줬다. 두 개 꽂으니까 부담스럽더라. 아미초도 일부는 떼버리고 써야 할까? 집에서 두 번째 작업할 때는 아미초 대신에 일주일 동안 활짝 핀 코와니를 꽂아주니 청순한 느낌이 마구마구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