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삼국지] 4~7화 : 18로는 패하고 손견이 죽었구나.

1. 결국 反 동탁 연합은 뿔뿔이 흩어지다

 

 

뿔뿔이 잘도 흩어진다. 서로의 이권을 위해, 말로는 대의명분을 지니고 연맹에 합세하여 그 틈을 빌어 세력을 키우려는 18로. 결국 낙양을 불타버리고 천자는 여전히 동탁 속에 있는 채로 반동탁연맹은 별 소득없이 흩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원술 아저씨가 돋보이는데 아주 처음 18로 회견을 열었을 때 원소가 맹주가 되자 카메라가 은근히 얼굴 망가진 뭔가 안스러운 얼굴의 아저씨를 클로즈업 해주는 게 그게 알고보니 원술 이었다. 식량 안주기! 나쁜 놈!

 

최근 알게 되었지만 관운장의 무예가 처음으로 조조 앞에서 발휘되는 그 더운 술 장면에서 실제 화웅을 죽인 건 관우가 아니라 손견의 부하라고 한다. 그리고 여포와 함께 싸우는 장면 역시 허구라고 한다. 이걸 보면 가문의 명성이 뒷받침 되지만 영웅의 건덕지가 별로 없어보이게 묘사되는 원소원술이 비해 오로지 실력 하나로 아무런 세력이 커다란 비전을 가지고 있는 유비네 3형제가 매우 돋보이는데 사실 유비는 한나라 종친 핏줄이란 엄청난 메리트가(!) 오히려 가문으로 따지자면 조조. 조조야 말로 저렇게 '능력없는 인간들이랑 같이 일을 도모하지 말랬다고' 당당히 말하면서 열내면서 연맹을 떠나버리지. 그런데 내 기억에 조조 아버지 조승도 환관 출신이지만 엄청난 권세를 지녔던 사람으로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환관'이라는 점이 극복하기 어려운 컴플렉스.

 

조조의 능력이 부각되는 한편, 유비의 비전도 지속적으로 강조된다. 천하가 혼란한 이유를 사람들의 마음에서 찾는 유비의 이야기를 내뱉으며 조조도 진영을 떠나버리고 손견도 죽을 때 사람들이 이렇게 마음이 교활하고 어지럽다니 한탄하며 죽는 것을 보니 사람의 마음 어쩌고 저쩌고 대사는 앞으로도 드라마 내내 계속 이어질 듯 하다.

 

+ 공손찬이 별로 등장하지 않는데 또 내가 조자룡을 좋아해서.. 조운 언제 나오지. 그런데 정사에는 공손찬이 반동맹 연합이 참여하지 않는 걸로 나온다.  

 

 

 

 

2. 강동의 호랑이 손견이 죽다.

 

 

자식 농사 참 잘 지은 손씨네. 형주...! 유표...! 나중에 제갈량이 형주를 받으라고 받으라고 하는데도 안 받는 유비 때문에 속이 터져 ㅎㅎㅎ 손견이 죽는 장면은 참 인상 깊다. 협곡을 지나가는데 매복 당해서 굴러 떨어지는 돌에 깔려서 죽는다. 드라마에서는 유표가 화친을 이야기하고 뒤에서는 매복을 하는데 배에서 죽는다. 세트 꾸미기가 더 어려웠나? 여하튼 이 부분이 드라마가 매우 잘 재창조했는데 훗날 3국의 주인 중 하나인 손권이 부각된다. 9살 짜리 꼬맹이가 상황파악도 잘 하고 버리고 취할 줄 안다. 아빠가 죽었는데!!! 게다가 유표 진영에 홀로 들어가서 아버지의 시체를 가져온다.  

 

이미 삼국지연의도 픽션이지만 그래도 익숙한 픽션에서 또 벗어나면 앗 얘네가 감동을 자아내기 위해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만들었구나, 싶은데 그걸 알면서도 찡하더라. 손권이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그리는 동시에 손씨일가 오나라 세력의 분위기를 매우 잘 그려내었다. 조씨나 유씨나 각각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유씨네가 협의 분위기라면 손씨네는 3대에 걸쳐 내려온 똘똘 뭉친 집단 분위기가 있다. 그리고 지리적으로도 남쪽이라 중원과는 뭔가 조금 분리된 듯한 느낌 (강동자제들이라고 자꾸 말하는 것처럼) 도 있다. 손씨네 쪽 장수들이나 나중에 속터져 홧병나는 주유, 우유부단의 대명사 남좋은 일 시켜준 노숙 (연의에서 이 부분도 참 각색 많이 했다) 등등 주군에게 충성하고 역시 3대가 유비네 비하면 탄탄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