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라운지와 함께 하는 공항 이야기
1. 콜롬비아 보고타 Avianca 라운지
여기가 최고로 좋았다. 음식의 질, 종류 모든 것이 제일 좋았다. Avianca 라운지면 좋은 걸까, 콜롬비아에 있는 라운지라 졸은 걸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맛있어서 몇 번이나 먹었던 기억이 난다. 보고서를 써야 한다며 엉엉 거리며 혀를 스치는 음식이 맛나서 한 그릇 더. 이 날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축구 경기 중이었고 공항으로 나를 태워준 택시 기사 아저씨도 방송으로 엄청 집중해서 경기를 듣고 계셨다. 골이 터지자 난리가 났다. 라운지도 같은 분위기 였는데 어느 덧 잠잠해지며 인파가 사라졌고 나도 밑으로 내려갔다.
보고타 공항도 잘 되어 있어고 들어가기 전 후안발데즈가 있었다. 메데진처럼 콜롬비아 샵도 있었고. 들어간 후 특이점은 엄청 빨리 게이트에 서있는 시간을 적어놨던 건데 그건 모르겠고 이 때 라운지에 'En Sala'이면 안에 버티고 있어도 되고 'Abo' 어쩌고면 가야한다는 걸 알았다. 물론 영어로 봤다. 이 단어들이 눈에 들어운 건 메데진에 가서 에스파뇰 밖에 없게 된 그 이후지. 내 기준은 보고서를 쓰고 콜롬비아는 이제 떠나는데 여전히 그에게서 연락은 없고 그저 그런 거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시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7-8 시간 낑겨서 가는 아비앙카 는 너무나 힘들었다. 특이하게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는 3자리였는데 정말 기절했다. 뭔가 먹긴 했었나? 기내식이 정말 별로 였던 기억은 나네. 칠레, 입국에 문제 없었고 다만 가지고 있어야 하는 영수증을 아무 말 없이 던져줬던 건 좀 바보들인 듯. 나중에 잊어 버리면 어쩌라고. 택시 기사들이 정말 많았던 칠레. 생각해보니 칠레는 우버가 불법인 듯 하다. 나중에 다시 칠레 공항으로 돌아와야 했을 때 우버 기사 아저씨는 공항 가까이 갈 엄두를 내지 못 했다.
2. 칠레 산티아고 Avianca 라운지
물가를 알기에 최적인 코카콜라
우버 아저씨는 자꾸 주차장으로 갔다. 철컹철컹 바디랭귀지를 한다. 뭔 소리고. 아하. 공항 가까이 가면 잡혀 간다는 거다. 이번에 워싱턴 DC에서 처음으로 우버를 써봤는데 우버 가격이 택시보다 낮으면 당연히 기존 택시 기사들은 반발 하게 되는거고 국가마다 합법인지 불법인지 달랐다. 멕시코는 오히려 우버가 더 비쌌다. 여튼 처음으로 공항 갈 때 써본 우버인데 당황. 당연히 영어는 안 되지, 손짓으로 해서 결국 주차장에서 공항 까지 걸어갔다. 다시는 안 쓸 거야. 쩜쩜쩜 거리며.
칠레에서 리마로 가는 항공은 Latam 이었다. 일반 항공사들이 1층에 있다면 라탐은 전용발권 공간이 2층에 있었다. 이와 비슷한 걸 독일인가 에서 본 기억이 난다. 루프트 한자였나. 여튼 편하고 몸검색, 입국수속도 완전 편했다. 이 때 부터 검색대나 공항에서 에스파뇰이 술술 나왔던 듯. 문제는 이 놈의 인터넷. 보고서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인터넷이 필요. 차장님 컴퓨터로. 그래서 또 라운지에 가서 인터넷만 받았으나 나만 차장님 컴퓨터를 들고 쏙 들어갔으나 접속이 안 됨. 그래서 리뷰가 없다. 그저 인터넷이 잘 안된다는 기억 뿐. 지하로 들어갔었다지.
칠레는 왜 펭귄이 자석으로 있을까? 그래도 자석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이쁜 것이 하나도 없고 조잡에 극치라서 살까 말까 하다가 겨우 고른 것이 펭귄. 왜 펭귄 일까. 칠레는 중남미에서 조금 구분 되는 나라다. 주변 사람들의 말과 내 경험에 의한 것이긴 하다. 재미난 나라다. 이 시점에 라틴 어메리카의 역사 공부가 필요하다. 아니면 '라틴아메리카, 만들어진 대륙' 이런 책 읽기가 필요하다. 나에겐 '아프리카', '중남미'가 언제나 왜 대륙 덩어리로 다가오는 걸까. 실제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안 그런데. 나중에도 쓰겠지만 멕시코 사람들이 유럽에서 인종차별 받는다는 사실도 몰랐고 중미 사람들이 칠레 사람들을 안 좋아하는 이유가 칠레 사람들이 '나는 유럽에서 왔어'라고 생각해서 더 잘났다고 여겨서 인줄도 몰랐다.
3. 페루 Lima 공항
여기는 라운지고 뭐고 갈 때나, 올 때나 최악의 인상. 도착 했을 때가 정말 이번 중남미 일정 통틀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나왔다. 일단 사람들 생긴 것이 정말 모아이 석상 처럼 생겼다. 원주민 피가 50% 이상이라는데 정말 생긴 것이 아 조상들이랑 똑같이 생겼다. 그리고 공항에서 도심으로 나가는 5분간이 최악이었다. 마치 인도 빠하르간지 같았다... 여기서 납치 당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하필이면 교통 피크타임이라 차도 막히고 빵빵 거리고 공기는 나쁘고 지나가는 버스들은 폐기처분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수준이고.
공항이 그 나라의 인상을 좌지우지 한다는 걸 페루에서 이렇게 느낄 줄이야. 그런데 또 페루야 말로 마츄픽츄 때문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공항에 많았다. 또 쿠스코를 가려면 국내선을 타고 가야해서 동양인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여튼 공항 컨디션이 최악. 그리고 재미난 건 그네들의 박물관을 보고, 그네들의 음식을 보고, 그네들을 실제로 만난 뒤에야 아, 페루는 나름 중남미의 정신적인 지주 같은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공항에서의 첫인상이 가장 많이 바뀐 곳이 페루다. 그러나, 나가는 길 역시
페루 공항은 증축이 필요하다! 안 그래도 이 시점에 한국에 페루 대통령이 왔었다는데 아 페루에 대해서는 할 말도 인상도 많다. 페루는 사랑이다. 여튼 엄청 일찍 오기 잘했다. 안으로 들어가는데 공항 근처부터 차선이 둘로 나뉜다. 1달러인가 2달러를 내면 빠른 줄로 갈 수 있다. 가서도 요상한 구조. 공항이 아예 두 공간으로 나뉘는데 티케팅 하는 곳은 여권을 보여줘야 들어갈 수 있고 티케팅 밖으로 나오면 다시 그 곳으로 못 들어가고 처음 입구로 돌아가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여권도 매일 보는 게 또 아님. 줄이 너무 길고 제대로 안 되어 있고 어느 게이트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고. 하지만 티케팅을 끊고 나면 그 다음에는 또 괜찮아 진다. 그 안으로 들어간 후엔 어땠는지 기억도 안 나는. 대부분 공항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1시간 이내였는데 리마만 우왕좌왕 길~~~었다. 쿠스코, 나중에 버스 타고 갈란다.
4. 멕시코 시티 공항
멕시코는 입국이 굉장히 까다로운 가보다. 사실 멕시코 입국 절차가 까다로운 건 아닌데 멕시코에 가기 전 다른 나라에서 뭔가 질문도 많고 검사도 많이 한다. 오히려 멕시코는 들어올 때 입국 증명서 하나 주고 나갈 때는 그 증명서를 아예 발권할 때 비행기 티켓에 붙여준다. 그리고 Doc's OK 라고 도장을 쾅 찍어준다. 나중에 비행기 탈 때 그건 가져가고. 멕시코 시티 공항에서 기억나는 건 휠체어에 앉아서 출입국 업무를 보던 많은 분들. 멕시코 시티 공항도 입국하는데 정말 시간이 얼마 안 걸린다. 일사천리. 대신에 여기는 다른 나라에서 멕시코 갈 때 '네 최종 목적지가 어디냐' 등등 질문이 많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이점이 있다.
중미나 남미에서 오는 항공은 줄을 따로 빼서 짐검사를 따로 한다는 사실이다. 페루에서 올 때 1층에는 미국, 유럽에서 오는 짐들이었고 중미, 남미는 2층으로 가야 했다. 길이 완전 좁고 자동벨트가 깔려 있어서 이게 뭐지 하면서 여기가 정말 맞나 해서 거꾸로 달려서 다시 돌아갔으나 맞는 길이었다. 결국 가면서 항공사 직원 아저씨가 '여기가 맞다고. 나도 처음에 도대체 이게 뭔가 했어. '하면서 껄껄. 마약 때문에 그렇다. 80년대 90년대 콜롬비아가 마약의 핵심지였다면 지금은 멕시코라고 한다. 이건 콜롬비아 애한테 들은 거라 신빙성은 없지만 적어도 중미나 남미로부터 입수되는 마약을 더 엄격하게 거르기 위해 분리하는 것 같다. 그리고 유럽 북미는 좋은 곳 / 중미 남미는 나쁜 곳이란 인식을 볼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의심. 나중에 메데진에서 들어올 때는 아예 짐 찾는 곳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는데 정말 신기한 것을 봤다. 짐도 엄청 늦게 나왔다. 짐이 들어오는 컨테이너 벨트 뒤가 거의 공장같은 공간이고 사람들이 짐을 하나씩 놓아주는데 한 번 나오고 한참 있다가 또 나오는 구조였다. 그때는 그저 그 광경이 보이는 게 신기했는데 이게 콜롬비아에서 오는 거라 좀 더 강력하게 검사하는 거였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검사를 거친 후, 또 한 번 짐검사를 거치는데 이 때도 질문을 한다. 그리고 초록색/빨강색 버튼이 있는데 빨강 버튼이면 짐검사를 또 하고 초록색 버튼이어도 밉보이면 또 한다.
그리고 라운지는 아에로멕시코 였는데 정말 먹을 것 하나도 없고 의자만 엄청 많은 곳. 화장실만 엄청 깨끗한데 아주머니가 상주해계신다. 손 씻고 나면 휴지 뜯어 주신다. 뭐지.. 그랬다. 멕시코시티 공항에선 밤도 샜는데 카운터들이 새벽 1-4시 사이에는 닫는 듯 싶었다. 모두들 신문지 깔고 새우잠 자고 있는데 정신 차리고 버텼다. 멕시코 시티는 ... 다시 가고 싶었는데 역시 칸쿤이나 가야겠다. 햐 떠나기 직전에 인류학 박물관을 보고 오는 거였는데, 그거 때문에 다시 가야 할 듯. + 그리고 사고 싶은 것이 많다.
5. 메데진 공항
택시 정찰제가 있다. 하지만 보고타에 있는 친구에게 들으니 그렇게 비쌀리가 없다고! 65000 페소나 하는데 사실 한국돈으로 보면 별거 아닌데 그렇게 비쌀리가 없다고 몇 번을 얘기 했다. 콜롬비아에서도 우버를 써보려 했지만 다 전화가 오고 스페인어로 말해서 공항에서는 못 썼다. 메데진에 도착 했을 때의 기억은 나중에 하고, 자. 다시 멕시코 시티로 가기 위해 메데진 공항을 찾았을 때, 짐 검사 하고 발권할 때 멕시코에 대한 질문을 엄청 많이 했다. 그리고 나는 가죽 가방을 샀다. 메데진이 질 좋은 가죽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싸게 잘 샀다. 만족. 이쁜 내 가방. 원래 늘 사고 싶어했던 내 스타일 히히. 여하튼 여기 유일하게 있는 라운지는 아에로멕시코인데, 광경이 참 좋다. 자그마한 메데진 공항. 돔처럼 천장이 유리인 메데진 공항. 남은 동전을 탈탈 털어서 후안발데즈 에스프레소를 마신 메데진 공항. 작은 종이컵에 뜨겁지 말라고 플라스틱 손잡이를 껴주는 커피집.
메데진 공항에서 본 구름의 질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6. 파나마시티 공항
파나마 햇이 가득하다. 푸핫. 여기 그리고 환승 시간이 48분이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저 내리면 또 공항이다. 그나저나 모든 사람들이 파나마 햇을 보는데 모자 러버인 내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죠. 그리고 파나마 햇의 유래를 들었다. 이건 메데진에서 콜롬비아 애한테. 미국이 파나마를 콜롬비아에게서 뺏고 사람들을 불러 운하 만든다고 일 시키는데 너무 더워서 필요했던 것이 파나마 햇. 싸게 공급할 수 있는 모자를 옆 나라 에콰도르에서 대량 가져왔고 파나마에서 사람들이 써서 파나마 햇이라고 불리우게 된거라 한다. 파나마도, 푸에르토 리코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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